PART 05
지원
휴대폰을 든 아이들이 흩어진 도서관 앞 계단에서 누군가 도윤의 이름을 불렀다.
“이도윤?”
그는 먼저 소매를 내렸다. 여자가 가까이 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도윤은 그 얼굴을 망설이지 않고 알아보았다.
“지원이.”
“역시 알아보네. 나도 한 번에 알아봤어. 초등학교 때 내 짝이었잖아.”
지원은 빈 의자를 당겨 앉았다. 왜 여기에 혼자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어디가 얼마나 아프냐고도 묻지 않았다. 수강 신청을 잘못했다며 자기 시간표를 내밀었다.
지원에게 가족은 처음부터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상식과 정민이 자신을 받아들이던 때를 기억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가족이라는 이유로 누군가 함부로 말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지원은 보이는 모습만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정리하는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둘은 학교에서 밥을 먹고 연락을 주고받았다. 지원은 저녁마다 계단을 내려가 작은아버지 정직의 집에서 밥을 먹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옛 짝을 만났다고 말했다. 정직은 이름을 한 번 되물었고, 더는 묻지 않았다.
도윤은 약속이 있는 날이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지원에게는 오래된 친구와의 저녁이었고, 도윤에게는 며칠을 기다린 저녁이었다.
그 감정의 차이를 도윤은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