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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3

조별과제

도윤은 입학한 첫 학기에도 사람이 적은 시간에 도서관에 갔다. 같은 과 신입생 중에는 돈만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집이 부자라는 말이 이름보다 먼저 따라다녔다. 그의 곁에는 늘 몇 명이 붙어 있었고, 과 사람들은 그들을 돌만이들이라고 불렀다. 돈만이가 웃으면 따라 웃고, 돈만이가 지나가면 길을 터 주는 아이들이었다.

전공 기초 수업에서 조별과제가 나왔다. 조 편성표에서 도윤의 이름 옆에 적힌 이름은 태식이었다. 돌만이들 중 한 명이었다. 도윤은 잠깐 표를 보다가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태식은 첫 모임에 오지 않았다. 둘째 모임에도 오지 않았다. 마지막 주에 조 단체방에 한 줄이 올라왔다. 어차피 시간 많잖아, 네가 해.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자료를 모으고 보고서를 썼다. 발표 전날에는 태식의 몫으로 남겨 둔 장까지 채웠다.

발표 날 태식은 도윤이 쓴 문장을 그대로 읽었다. 질문이 나오자 말이 막혔고, 도윤이 대신 답했다. 교수는 보고서의 마지막 쪽에서 오래 눈을 멈췄다. 도윤의 이름은 맨 아래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돌만이들은 그날 도윤을 처음으로 제대로 쳐다보았다. 돈만이는 강의실 맨 뒤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