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2
체육관
체육관에 처음 들어간 날 도윤은 문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 아홉 살이었다. 관장은 얼굴을 보다가 신발을 가리켰다. 운동화부터 갈아 신으라고 했다.
어머니는 도윤이 두 살 때 병으로 먼저 떠났고, 그 뒤로는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피부를 가리라고 한 적이 없었다. 그날도 아무 말 없이 첫 달 수업료를 봉투에 넣어 도윤의 손에 쥐여 주었다. 퇴근하면 책상 밑에 떨어진 굳은 조각을 쓸었고, 밥상을 차려 놓고 도윤이 연습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처음부터 환대받은 것은 아니었다. 같이 연습하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관장은 도윤이 수업료를 내고 배우러 왔다는 사실을 기준으로 삼았다. 잘못된 자세를 고치고, 지치면 쉬게 했다.
관장이 가장 먼저 가르친 것은 때리는 법이 아니라 멈추는 법이었다. 상대를 쓰러뜨렸으면 숨부터 확인하라고 했다. 숨이 있으면 옆으로 눕혀 기도를 열어 주고, 없으면 다른 일을 모두 미루라고 했다. 이기는 것보다 끝난 뒤에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었다. 도윤은 그 말을 매번 입속으로 되뇌었다.
도윤은 오래 배웠다. 밖에서는 한 번도 자랑하지 않았다. 싸움을 잘하면 사람들이 덜 무서워할 것 같지는 않았다.
연습 중 상대가 놀랄 때가 있었다. 분명히 맞았는데 도윤이 예상보다 오래 버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면 숨을 크게 쉬기 어려운 날도 있었다. 도윤은 단단한 피부가 몸속까지 지켜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아버지는 도윤이 스무 살이 되던 겨울, 대학 합격 소식을 들은 직후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미 성인이 된 뒤였다. 도윤은 아버지가 남긴 작은 집에서 혼자 살게 되었고, 그 집에는 도윤을 기다리는 사람도, 도윤을 말릴 사람도 없었다.